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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100명 상봉’에 묶인 이산가족의 눈물

끌려 다니는 우리 정부도 문제 “8월 상봉” 당첨은 바늘구멍 ‘이산상봉 최우선’ 공약 어디갔나 자국민 송환 최선 미·일 배워야 사상 최대 규모의 북한 내 미군 유해 송환이 임박했다. 6·25전쟁 중 북한 땅에서 전사한 미군 가운데 200여 구의 유해를 넘겨받기 위해 운반용 관이 북송됐고, 관계자들이 막판 외교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지난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의에 따른 조치다. 이 같은 모습을 지켜보는 남북 이산가족과 납북·억류자 가족의 심정은 착잡하다. 미군 유해는 죽어서도 고향을 찾는데, 산 사람은 기약이 없기 때문이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 냈는지 짚어본다. 노무현 정부 집권 당시인 2006년 6월 열린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 북한은 비공개 회담에서 현금 40만 달러 상당의 영상 장비와 함께 버스 10대, 승용차 6대를 달라고 남측에 요구했다. 우리 측이 이산가족 상봉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화상면회 방식의 상봉을 제안하자, LCD 모니터와 컴퓨터 등을 사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버스와 승용차는 생사확인을 위해 지방을 다녀야 한다며 제공해달라고 했다. 컴퓨터와 LCD 모니터는 대북제재에 오른 전략물자였다. 결국 정부는 “중국산으로 사서 쓰라”며 달러를 건네기로 결정했다. 이런 내막을 언론이 보도하자 이재정 당시 통일부 장관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거짓 해명을 했다. 북한도 “북남 협력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발뺌했다. 그 시간 미국 등 국제사회의 눈을 피해 통일부 사무관 P씨가 남포항으로 가는 배에 올랐다. 당국자는 “분홍색 비누 상자에 100달러 100장이 묶인 돈다발 40개를 넣어 북측 인사에게 몰래 전달하는 007 작전이었다”고 귀띔했다. 남북한 모두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인도적 사안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내막을 살펴보면 차이가 확연하다. 북한은 이산상봉을 철저하게 정치적 이슈로 다뤄왔다. 핵과 미사일 도발로 경색시켰던 남북 관계의 분위기를 바꾸려 할 때 단골 메뉴로 들고나온다. 자신들이 대단한 인도적 아량을 베푸는 것처럼 내세운다. 상봉장에 나온 북측 가족은 최대 수개월의 집중 교육을 받고 등판한다. 북에서 온 아들이 70년 만에 만난 노모를 앞에 둔 채 표창과 훈장을 들고 ‘수령 만세’를 외치는 안타까운 장면이 되풀이된다. 쌀과 비료를 얻어내는 실리 챙기기 수단으로도 써먹는다. 그동안 20차례의 이산가족 상봉이 열릴 때마다 거의 예외 없이 대북지원이 이뤄졌다. 2000년 8월 1차 상봉 직후 쌀 30만톤, 옥수수 20만톤이 제공됐고, 이후 2007년까지 210만톤의 쌀이 더 북송됐다. ‘퍼주기’ 방식의 대북지원이란 비판이 일자 7억2000만 달러 규모의 유상차관 형태로 건네졌지만, 북한은 아예 갚을 생각을 않고 있다. 이산상봉에 있어 북한은 ‘갑’이 위치를 점하고 있다. 상봉 규모는 남북 각 100명, 장소는 금강산이란 틀은 깨지지 않는다. 월남자·납북자 등 자기들 입맛에 맞지 않는 경우 생사확인 과정에서 ‘사망했거나 행방불명’이라고 눙쳐버린다. 판 깨기도 서슴지 않는다. 2004년 9차 상봉 때 통일부 간부가 ‘천출명장(天出名將, 김정일을 하늘이 낳은 장군으로 찬양하는 표현)’ 선전 글귀를 문제 삼고, 2006년 13차 상봉 때 TV 방송이 ‘납북’ 표현을 쓰자 북한은 행사 중단 카드로 이산가족을 애타게 했다. 북한에 끌려가는 듯한 우리 정부 태도에도 문제는 있다. 1~3차 상봉 때 서울·평양을 동시에 상호 방문하는 상봉행사를 한 뒤 북한은 장소를 금강산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서울을 다녀간 북측 가족이 발전상에 동요할까 우려한 것이다. 정부는 이를 덜컥 수용했고, 고령 이산가족이 교통과 숙박이 불편한 북측 지역으로 달려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시범행사 차원에서 남북 각기 100명으로 시작한 상봉 규모를 늘리지 못하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그나마 북한이 내킬 때마다 찔끔찔끔 상봉하다 보니 지난 2015년 마지막 상봉까지 20차례 만나는 데 그쳤다. 우리측 전체 상봉 신청자 13만 2124명 가운데 2000명 정도만 이산의 한을 풀었다는 얘기다. 이런 문제는 지난달 22일 열린 판문점 적십자 회담에서도 재연됐다. 4.27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8.15 계기 이산상봉을 오는 8월20~26일 치르기로 했지만 ‘각기 100명, 금강산’은 여전했다. 우리 측 회담 수석대표를 맡은 박경서 한적 회장은 “생산적 회담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진전 있는 합의를 내놓지는 못했다. 박 회장은 “5만7000명 이산가족의 한을 푸는 프로그램을 북측과 협의 중”이라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하지만 이전 틀을 벗어나지 못한 합의에 이산가족 사회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25일 한적 본사에서 열린 이산상봉 후보자 컴퓨터 추첨장을 찾은 평북 철산 출신의 박성은(95)옹은 “오늘 안 되면 언제 될지 알 수 없다. 내가 살면 몇 년 살겠냐”라며 고대했지만 결국 탈락했다. 그는 현장을 떠나며 “이제 이산상봉은 끝났다”고 말했다. 박 옹처럼 마지막 희망을 거는 90세 이상 고령 상봉 신청자만 1만2391명에 이른다. 전체 상봉 신청자 중 이미 7만 5234명이 유명을 달리했고, 생존자는 5만 6890명이다. 역대 정부는 대북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이산상봉을 꼽아왔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이런 목소리는 부쩍 잦아들었다. 이산가족 상봉과 납북·억류자 귀환 같은 사안은 한·미 군사훈련 중단과 평화무드 조성, 대북 경협 이슈에 밀려났다.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는 첫 단추는 예술단 교환 공연이 차지했다. 내달 초 평양에서 열릴 통일농구는 “경평축구보다는 농구가 좋다”는 김정은의 판문점 언급에 맞춰 최우선으로 일정이 잡혔다.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은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낸 ‘역사적인’ 변곡점이 됐다.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멈추고 일단 평화의 서막을 열게 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국민들의 마음 한구석은 헛헛해지고 있다. 대북협상을 책임진 미국 고위 관리는 장기 억류됐던 자국민 3명을 전용기에 태워 귀환했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합의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받기는 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유해 송환을 공동성명에 담았고, 북측은 즉각 이행에 착수했다. 여기에 200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납치 일본인 5명을 데리고 귀환했던 장면이 오버랩된다. 판문점 정상회담을 중계한 TV 화면 속에서 우리 국민들이 보고 싶던 장면이 있다. 김정은이 문 대통령을 향해 “북측에 억류됐던 6명이 지금 판문각에 와있다. 문 대통령님과 대한민국 국민께 드리는 나의 성의 표시다”라며 생색을 내는 모습이다. 북측과 정상회담 물밑 접촉을 벌였다는 청와대와 국정원의 고위인사들은 이런 ‘명장면’을 만들었어야 한다.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에 공수해야 했던 건 평양냉면이 아니다.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겸 통일문화연구소장

2018-07-03

“같이 금강산 구경 갑시다”

한인노인회 회원들은 요즘 금강산 관광을 떠날 생각에 가슴이 부풀어 있다.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에서도 비핵화 등의 파격적인 ‘빅 딜’이 성사될 경우 금강산 가는 길이 10년만에 다시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테레비 볼 만 합니다.” 나상호 노인회장은 3일 한인회관에서 열린 어버이날 기념 행사에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자신이 실향민이라는 점을 밝히고 “금강산 관광 다시 한다고 그러면, 노인회 일주일 문 닫고 회원들 같이 금강산 구경 갑시다. 여러분 기대 하십시오”라며 부푼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이 만난 판문점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는 ‘금강산 화가’로 유명한 신장식 작가의 길이 6.8m짜리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이 배경으로 걸려 있었다. 두 정상은 회담 내내 이 그림을 돌아보면서 논의했다. 또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을 통해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 전환을 추진키로 합의함에 따라 금강산 육로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한편, 김영준 총영사는 3일 축사에서 “세계에서 유래가 없을만큼 한국의 경제와 민주주의가 눈부시게 발전한 것은 어르신들의 헌신 때문”이었다며 “정부를 대표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어버이날 기념식에서는 한인회, 민주평통, 조이너스케어, 노아은행, 한인교회협의회, 데이빗김 선거진영, 한국순교자천주교회, 코너스톤종합보험, 제일은행, 진고개잔치집, 유약국, 코너약국, 창고식품, 신한은행, 김영, 최은하씨 등이 노인회에 후원금을 전달했다. 오찬 후 2부 여흥시간에는 풍물팀의 민요 공연, 시니어 라인댄스팀과 입춤, 시니어 합창단, 아람 보구 장구, 사물놀이, 색소폰 동우회의 축하공연 등이 이어졌다. 조현범 기자

2018-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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